인가를 받고 성실하게 납입하다가도 실직, 질병, 폐업처럼 예상하지 못한 일로 변제를 이어가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때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세 가지입니다. 계획을 바꾸는 것, 조건을 갖춰 면책으로 마무리하는 것, 그리고 절차가 폐지되는 것입니다. 순서대로 정리하겠습니다.
1. 첫 번째 선택 — 변제계획 변경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19조 제1항은 채무자, 회생위원, 개인회생채권자가 변제가 완료되기 전까지 인가된 변제계획의 변경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무 때나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인가 후 소득이나 재산의 변동 등 변경이 필요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변경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9. 3. 19.자 2018마6364 결정). 즉 사정 변동과 그 소명이 전제됩니다.
변경으로 조정할 수 있는 내용은 월 변제금 하향, 변제기간 연장(법정 한도 내), 미납 회차 분산 정리 등입니다.
준비할 자료는 이렇습니다.
- 퇴직·해고 증명, 근로계약 종료 확인서
- 진단서, 입원확인서, 휴직 증빙
- 폐업사실증명원(홈택스), 매출 감소 자료
- 변경된 소득을 보여주는 급여명세서 또는 소득금액증명원
2. 두 번째 선택 — 변제 완료 전 면책
완납하지 못했더라도 면책을 받을 수 있는 길이 법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제624조 제1항은 변제를 완료한 때의 면책을, 제2항은 변제를 완료하지 못한 경우에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면책결정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실무상 요건의 핵심은 채무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변제를 마치지 못했다는 점과, 이미 변제한 총액이 청산가치에 상당하는 수준 이상이라는 점입니다. 채권자의 의견을 듣는 절차도 거칩니다.
요건 판단은 사건별로 엄격하게 이루어지므로,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회생위원과 먼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3. 세 번째 상황 — 절차 폐지
아무 조치 없이 미납이 쌓이면 법원이 폐지결정을 합니다. 제621조 제1항은 인가 후 폐지 사유로 면책불허가결정의 확정, 인가된 변제계획을 이행할 수 없음이 명백한 때, 재산·소득의 은닉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인가를 받은 때 등을 정하고 있습니다.
폐지결정은 주문과 이유의 요지를 공고하며, 송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제622조). 우편으로 통지가 오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므로 사건 진행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4. 폐지되면 어떻게 되나
폐지결정이 확정되면 개인회생절차는 종료됩니다.
- 채권자는 개인회생채권자표에 기해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제603조 제4항)
- 감면 전 채무가 되살아나고 이자·지연손해금도 다시 계산됩니다
- 압류와 추심이 재개됩니다
- 이미 행한 변제와 법에 따라 생긴 효력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납입한 돈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 폐지가 확정되면 그 사건에서는 더 이상 면책 신청을 할 수 없습니다
이 마지막 항목이 중요합니다. 폐지 확정 전에 움직여야 면책이라는 선택지가 남습니다.
5. 중단 조짐이 보일 때의 행동 순서
- 미납이 발생하기 전, 또는 발생 직후에 회생위원에게 상황을 알립니다
- 소득 감소나 사정 변동을 증명할 자료를 모읍니다
- 변제계획 변경안을 제출합니다
- 변경으로도 감당이 어렵다면 변제 완료 전 면책 요건에 해당하는지 검토합니다
- 그 사이에도 가능한 금액은 계속 납입합니다. 성실성은 판단 요소가 됩니다
6. 폐지된 뒤에 남는 길
- 재신청: 폐지나 기각은 면책이 아니므로 제595조 제5호의 5년 제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폐지결정이 확정된 뒤 사유를 보완해 다시 신청할 수 있습니다
- 개인파산: 상환 능력이 없다면 파산·면책이 제도 취지에 맞습니다
- 채무조정: 연체 기간과 채무 성격에 따라 신용회복위원회 제도가 더 빠른 경우도 있습니다
변제 중단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사정의 심각성이 아니라 대응 시점입니다. 변경과 면책은 변제가 완료되기 전, 폐지가 확정되기 전에만 가능합니다. 납입이 어려워질 것 같다는 판단이 들면 그 달에 바로 회생위원에게 알리는 것이 가장 실효성 있는 조치입니다.